AI를 계속 공부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에디터 배니입니다.
지난주, 3주년을 맞이하여 <Weekly deep daiv.> 독자들은 뉴스레터를 어떻게 읽고 있는지 물어봤는데요. 별다른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아닌데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혹시라도 좋은 코멘트를 남겨주실 분들은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글 하나하나에 감동 받으며 나눠 보고 있으니, 계속해서 다양한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자분들이 남겨주신 코멘트는 마지막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Weekly deep daiv.>를 발행하면서, 이 콘텐츠가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AI 기술은 소수의 사람들만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던 분야였는데, 지금은 AI 정보가 넘쳐나고 누구나 AI 툴을 사용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깊이를 다룬다던 저희의 콘텐츠보다도 더 깊은 콘텐츠도 많아졌고, 더 재미있는 콘텐츠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AI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 AI 기술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주자는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으니 콘텐츠를 지속해야 할 이유를 잃어버린 것이죠.
저희도 글을 쓰면서 많이 공부합니다. 뉴스레터를 작성해야 한다는 약간의 강제성이 계속 공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또 공부하면서 알게 된 새로운 내용을 토대로 콘텐츠를 쓰게 돼요. 한 번은 다른 에디터들에게 맡기고 AI 공부를 놓은 적이 있는데, 그럴 때 한세월 뒤처져 있다는 생각이 들고는 했습니다.
신규 에디터가 들어올 때마다 어떤 독자를 상정하고 글을 쓰냐고 묻는데요. 그보다는 본인이 쓰고 싶은 글을 작성하라고 말합니다. 윤문하는 일은 다른 에디터들에게 맡기고, 우선 본인이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 진솔한 생각들은 통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아무래도 뉴스레터를 계속 써 나가는 이유는 공부하는 것을 나누는 데서 오는 즐거움인 듯합니다. ‘배워서 남주자’는 표어는 초창기부터 중요하게 생각한 deep daiv.의 철학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AI를 왜 계속 공부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글을 쓰면서 공부도 하고, 보람을 느끼니 매주 뉴스레터를 써온 것은 이해가 되는데, AI 툴만 제대로 익혀도 어렵지 않게 살아 남을 수 있을 이 세상에서 왜 AI를 공부해야 할까요?
<Weekly deep daiv.> 에디터들은 모두 대학원에서 AI를 공부하거나, AI 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AI 시대에, 에디터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는데요. 이번주 뉴스레터는 정답이 없는 열린 질문들에 각자의 생각으로 답해보고자 합니다.
Q. AI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을 택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AI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기술 자체뿐 아니라, 그 기술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기술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설계하는 HCI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AI를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물론 모든 사람이 AI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앞으로 우리의 일상에 더 깊이 자리 잡을 기술인 만큼 기술을 만드는 사람들뿐 아니라 AI와 함께 살아갈 우리도 이 기술에 대해 알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AI를 직접 사용하고 그 변화의 영향을 받는 것도 우리이기 때문이죠.
AI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디에 한계가 있는지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은 앞으로 점점 기본적인 소양에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AI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한다면, 단순히 주어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이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사람마다 사용하는 방식이나 놓인 상황이 다르고, 그에 따라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침 오늘 AI ‘외로움’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 다녀왔는데요. AI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는 것만 해도 누군가는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죠. 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AI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중요할 것 같아요.

앞으로의 AI가 기술을 만드는 엔지니어들에게만 달려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 기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무엇을 기대하고,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도 결국 AI가 발전해가는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AI는 우리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AI를 알고 함께 고민할수록 그 생각들이 모여 결국 사람과 사회에 더 좋은 기술을 만들어가는 데에도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희 더 같이 공부해요!!! (ㅋㅋㅋ)
- 에디터 스더리
Q. 요즘 뜨고 있는 AI 연구 분야
요즘 AI for Science, 즉 과학을 위한 인공지능 분야를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ChatGPT가 처음 등장했을 무렵, 역사적 인물에 대해 황당한 답변을 내놓는 LLM의 모습은 인터넷에서 하나의 밈처럼 소비되곤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이 있죠.)
그런데 불과 몇 년 사이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제 LLM은 방대한 지식을 활용해 코드를 작성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며, 심지어 새로운 가설이나 알고리즘을 탐색하는 데까지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AI 연구가 더 좋은 모델 아키텍처를 만들고 더 높은 성능을 얻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AI 모델의 방대한 지식을 서로 연결하고 조합해, 사람이 일일이 검토하기 어려운 수많은 가설을 탐색하고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AI for Science 분야의 가장 큰 현실적 어려움 중 하나는 비용입니다. LLM을 활용하면 사람이 연구의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다양한 가설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적 ‘발견’에 이를 만큼 높은 수준의 추론 능력을 갖춘 모델을 사용하려면 대규모 모델이 필요하고, 충분한 탐색을 위해서는 이러한 모델을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GPU 연산 비용이나 상용 모델의 API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일반 연구자들이 AI for Science를 충분히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진입 장벽이 존재합니다.
또 다른 어려움은 AI가 제안한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LLM은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가설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이 중 어떤 것이 실제로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특히 새로운 물질이나 약물, 알고리즘 등을 제안하는 경우에는 시뮬레이션이나 실제 실험을 통해 성능과 타당성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러한 검증 과정에는 여전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결국 AI가 탐색 자체를 빠르게 만들더라도, 발견의 속도는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실험의 속도에 의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모든 가설에 시뮬레이션이나 대규모 모델을 적용하는 대신 이를 빠르게 근사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거나, 가장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실험만 선택적으로 수행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AI의 예측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불확실성 추정이나, AI와 로봇 실험 장비를 연결해 실험 과정을 자동화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AI for Science 연구는 단순히 과학 데이터를 예측하거나 분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AI가 직접 가설을 만들고 실험을 설계하며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탐색을 이어가는 ‘AI 과학자’ 방향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Lila Sciences나 Periodic Labs 등 다양한 AI 스타트업에서 AI 과학자를 개발하고 있기도 하고요.
앞으로 AI가 과학 연구의 여러 단계에서 인간과 더욱 긴밀하게 협업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어떤 오류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 인간과 AI가 각각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서로의 강점을 활용해 더 효율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수 있을지 공부해보고 있습니다!
- 에디터 영이
Q. AI를 받아들일 우리 사회의 미래는?
개인마다 체감하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AI는 이미 업무와 일상에서 어느 정도 보편적인 도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직업에서 AI를 활용하게 될 것이고, 일상에서도 개인화된 AI 에이전트가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범위가 점차 넓어질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연구 목적으로 여러 MCP와 상용 모델을 연결해서 실험을 수행하기 위한 용도로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간단한 작업을 요청하기보다, 여러 코드 파일들의 관계를 파악하고 적합한 코드를 짠 다음, 실험을 수행하고, 원하는 결과를 도표 / 그래프로 가공하는 일련의 과정을 한꺼번에 요청합니다.
이처럼 연구의 한 축을 차지할 만큼 AI의 발전 속도가 전례 없이 빠른 편이고,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발전한다면 마치 SF 영화에서 나올 법한 일들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만큼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죠.
인류가 오랫동안 쌓아온 문명 속에서 AI를 ‘도구’로서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 사회에 조화롭게 녹아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최근 유튜브에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에서 열린 'Agentic AI 시대, 국가 AI 컴퓨팅 전략 세미나' 영상을 봤어요. 이 세미나에서는 '대한민국이 AI기술과 인프라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했습니다.

정부는 소버린 AI를 가장 우선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관련하여 '대한민국은 파운데이션 모델, GPU 데이터센터까지 풀스택을 노려야 할지, 혹은 이길 수 있는 지점 (메모리, 추론 최적화, 에이전틱 소프트웨어) 에 집중해야 할지'에 관한 질문이 있었는데요.
KAIST 이기민 교수와 삼성전자 이윤수 부사장은 풀스택 소버린 AI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에서 공개한 오픈소스 모델을 많이 사용 중인데, Claude 일부 모델 같은 경우에는 외국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수 있기에, AI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죠.
기업이 생각했을 때, 미래에 AI 3강이 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이 수행하기 힘든 인재 육성과 같은 과제를 정부가 수행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한 기술 개발을 위해 허용 가능한 범위에 한하여 데이터와 같은 AI 규제가 완화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 사항을 밝혔습니다. 연구기관과 기업, 정부가 조금 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방향을 잘 설정하고, 그 과정과 논의가 우리 모두에게 충분히 공유되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AI가 우리의 삶을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바꾸기보다는 점차 일상에 스며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용 컴퓨터도 처음에는 낯선 기술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도구가 되었듯, AI와 AI 에이전트 역시 다양한 방면에서 생산성과 편의성을 높여주는 일상적인 도구로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해요.
- 에디터 잭잭
독자들의 한 마디
저희가 처음 의도했던 목표가 '햄버거'님처럼 입문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는데요. 후기를 보니, 저희가 목표했던 의도를 제대로 달성한 것 같습니다. 열정적인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AI 개념을 접하실 수 있도록 꾸준히 글을 작성해나가겠습니다.
editor. 배니
처음 매거진 <deep daiv.>를 발행한 지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변함 없이 구독해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몰래 계속 남겨주시는 응원, 계속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editor. 배니
대 AI 시대에도 손수 글을 쓰는 정성을 알아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말씀주신 것처럼 여력이 된다면 앞으로 AI 트렌드를 발행할 예정이고, 리포트나 세미나, 온/오프라인 교육도 새롭게 기획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언젠가 있을) 10주년 행사 때 꼭 초대드리겠습니다!
editor. 배니
마치 보고서에 한 장 기여한 것 같아 정말 뿌듯한 마음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뿐만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게 신기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하겠습니다!
editor. 배니
AI 시대에, AI를 다루지만 여전히 AI보다 사람의 글이 낫다고 믿습니다. 글을 두 층위로 나누어 보면, 표현된 활자와 기저에 놓인 사고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AI는 아주 일반적인 관점으로 활자를 늘어 놓습니다. 일반적인 정보 전달로는 사람보다 더 정확하고 빠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글에는 그 사람만이 가진 고유한 취향이 있습니다. 종종 지인들의 블로그를 읽어보곤 하는데요, 그 사람이 블로그 게시판에 붙인 이름, 사진의 배치, 문장에 입힌 색까지도 한 사람의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누군가의 글을 읽는 재미는 그런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살아온 문명을 엿볼 수 있는 기회 같은 거죠. 한낱 돌멩이에도 이야기가 붙으면 전설로 내려오는 것처럼요.
앞으로도 저희만의 고유한 이야기로 오래도록 찾아오겠습니다.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